고사리나물볶음 부드럽고 비린내 없이 만드는 방법

얼마 전 냉장고를 비우다가 삶아 둔 고사리 한 봉지를 발견했어요. 명절 때만 먹는 나물 같지만, 사실 고사리나물볶음은 밥반찬으로 만들어 두면 2~3일은 든든하게 가는 메뉴입니다. 그런데 은근히 손이 가요. 잘못 볶으면 질기고, 물컹하고, 특유의 묵은 냄새가 남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간장 많이 넣고 오래 볶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몇 번 해보니 포인트는 간보다 삶은 고사리 손질과 수분 조절이더라고요.
고사리나물볶음 재료는 단순할수록 맛이 납니다
고사리나물볶음은 양념을 세게 넣는 반찬이 아닙니다. 고사리 자체의 구수한 향을 살리는 쪽이 훨씬 맛있어요. 3~4인분 기준으로 삶은 고사리 300g 정도면 반찬통 하나가 나옵니다. 여기에 국간장 1큰술, 진간장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들기름 1큰술, 식용유 1작은술, 깨소금, 대파 약간이면 충분합니다.
- 삶은 고사리 300g
- 국간장 1큰술
- 진간장 1작은술
- 다진 마늘 1작은술
- 들기름 1큰술
- 식용유 1작은술
- 대파 2큰술
- 깨소금 약간
국간장만 넣으면 감칠맛은 좋은데 색이 연하고 간이 가볍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진간장을 아주 조금 섞으면 색과 맛이 안정됩니다. 단, 진간장을 많이 넣으면 고사리 향보다 간장 맛이 앞서서 아쉽습니다. 소금으로만 간하는 방법도 있지만, 집반찬 느낌은 국간장이 더 잘 맞았습니다.
질긴 고사리는 물에 한 번 더 삶는 게 빠릅니다
마트에서 산 삶은 고사리라도 바로 볶으면 질길 때가 많아요. 손으로 줄기를 눌렀을 때 살짝 눌리긴 하는데 섬유질이 뻣뻣하면 10분 정도 더 삶는 게 좋습니다. 물이 끓으면 고사리를 넣고 중불로 삶은 뒤, 불을 끄고 5분 정도 그대로 두면 속까지 부드러워집니다.
말린 고사리를 불려 쓰는 경우라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보통 하룻밤 불리고 20~30분 삶은 뒤, 찬물에 여러 번 헹궈야 쓴맛과 묵은 향이 빠져요. 바쁠 때는 삶은 고사리를 사는 게 훨씬 현실적입니다. 저도 평소 반찬용은 삶은 고사리를 쓰고, 명절처럼 양을 많이 할 때만 말린 고사리를 불립니다.
고사리를 삶은 뒤에는 물기를 꽉 짜지 않는 게 좋습니다. 너무 세게 짜면 볶을 때 퍽퍽해지고 양념도 겉돌아요. 손으로 가볍게 눌러 물이 뚝뚝 떨어지지 않을 정도면 됩니다. 길이가 너무 길면 먹기 불편하니 5~6cm 정도로 잘라두면 젓가락으로 집기도 좋습니다.
양념은 먼저 무치고 볶아야 속까지 배입니다
팬에 고사리를 넣고 바로 간장을 붓는 분들이 많은데, 그러면 간이 군데군데 몰릴 수 있습니다. 저는 볼에 고사리, 국간장, 진간장, 다진 마늘을 넣고 손으로 먼저 조물조물 무칩니다. 이 상태로 5분만 두어도 맛이 훨씬 고르게 배어요.
팬에는 식용유를 아주 조금 두르고 중약불로 시작합니다. 들기름만 넣고 센 불에 볶으면 향은 좋지만 금방 탈 수 있어요. 식용유를 살짝 섞으면 볶는 동안 안정적입니다. 양념한 고사리를 넣고 3분 정도 볶다가 물 3~4큰술을 넣어 촉촉하게 익힙니다.
여기서 물을 넣는 게 의외로 중요합니다. 고사리는 그냥 기름에만 볶으면 겉은 번들거리는데 속은 질긴 느낌이 남습니다. 물을 조금 넣고 뚜껑을 덮어 2~3분 익히면 양념이 속으로 들어가고 식감이 부드러워져요. 물이 거의 줄어들면 대파를 넣고 한 번 더 볶습니다.
들기름은 마지막에 한 번 더 넣으면 향이 살아납니다
처음부터 들기름을 많이 넣으면 고소하긴 한데, 볶는 동안 향이 날아갑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1큰술 중 절반 정도만 넣고, 불을 끄기 직전에 나머지를 넣는 식으로 나누면 좋아요. 깨소금도 마지막에 넣어야 눅눅하지 않고 고소한 맛이 납니다.
간을 볼 때는 뜨거울 때보다 살짝 식힌 뒤 보는 게 정확합니다. 고사리나물볶음은 식으면 간이 더 또렷해져요. 뜨거울 때 싱겁다고 간장을 더 넣으면 나중에 짜질 수 있습니다. 300g 기준으로 국간장 1큰술이면 대부분 무난하고, 싱겁게 먹는 집은 진간장을 빼도 괜찮습니다.
냄새가 남을 때 잡는 방법
고사리 특유의 냄새가 부담스러우면 볶기 전 찬물에 20분 정도 담갔다가 헹구면 한결 낫습니다. 그래도 냄새가 강하면 끓는 물에 한 번 데친 뒤 쓰는 편이 깔끔합니다. 다진 마늘을 많이 넣어 덮으려고 하면 오히려 마늘 향만 튀어서 반찬 맛이 무거워질 수 있어요.
보관할 때는 국물 조금 남기는 편이 좋습니다
고사리나물볶음은 막 볶았을 때보다 반나절 지나 간이 배면 더 맛있습니다. 냉장 보관은 3일 안쪽이 무난하고, 반찬통에 담을 때는 팬에 남은 촉촉한 양념 국물을 조금 같이 넣어두면 덜 마릅니다. 너무 바짝 볶아 담으면 다음 날 식감이 퍽퍽해져요.
다시 먹을 때는 전자레인지보다 팬에 물 1큰술 넣고 살짝 데우는 쪽이 낫습니다. 들기름 향이 약해졌다면 불을 끈 뒤 한두 방울만 더 넣어도 처음 만든 느낌이 살아납니다. 비빔밥에 넣을 거라면 간을 약간 싱겁게 해두는 게 좋아요. 고추장, 계란프라이, 참기름이 더해지면 전체 간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고사리나물볶음은 화려한 반찬은 아니지만, 밥상에 있으면 이상하게 젓가락이 자주 갑니다. 특히 국이나 찌개가 있는 날에는 자극적이지 않은 나물 하나가 밥상을 편하게 만들어줘요. 저는 고사리를 살 때 한 번에 두 봉지 사서 삶아 손질한 뒤, 하나는 바로 볶고 하나는 소분해 얼려둡니다. 이렇게 해두면 바쁜 날에도 들기름 향 나는 나물 반찬을 금방 올릴 수 있어서 꽤 든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