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조림 쫀득하게 만드는 방법, 색 진하고 부서지지 않게 하려면 이렇게

얼마 전 반찬통을 비우다가 연근조림이 딱 두 조각 남아 있는 걸 봤어요. 이상하게 연근조림은 처음 만들 때보다 하루 지난 뒤가 더 맛있더라고요. 간장이 속까지 배고, 겉은 윤기가 돌고, 씹으면 아삭한데 끝맛은 살짝 달큰한 그 느낌이요. 그런데 집에서 만들면 색이 허옇게 뜨거나, 졸이다가 부서지거나, 반대로 너무 딱딱해지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간장만 넣고 오래 졸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연근은 손질과 불 조절이 맛을 많이 좌우해요. 특히 식초물에 담그는 시간, 처음 삶는 과정, 양념을 넣는 순서만 조금 신경 쓰면 반찬가게처럼 색 진하고 쫀득한 연근조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연근 고르는 방법부터 맛이 갈립니다
연근조림은 재료가 단순해서 연근 상태가 바로 맛으로 나와요. 너무 가는 연근은 졸이면 금방 쪼그라들고, 너무 굵은 연근은 속까지 간이 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저는 보통 지름 5~7cm 정도 되는 연근을 고릅니다. 썰었을 때 한입에 먹기 좋고, 모양도 예쁘게 살아 있어요.
겉면은 흙이 묻어 있어도 괜찮지만, 물러진 부분이나 검은 반점이 깊게 들어간 것은 피하는 편이 좋아요. 양끝이 마르지 않고 묵직한 것이 수분이 살아 있는 연근입니다. 손질 연근을 살 때는 단면이 지나치게 하얗고 물에 오래 담긴 냄새가 나는 것보다, 약간 자연스러운 아이보리색에 가까운 것이 낫습니다.
- 2~3일 안에 먹을 거라면 흙연근이 향과 식감이 좋습니다.
- 시간이 없을 때는 손질 연근을 쓰되, 한 번 헹군 뒤 살짝 데쳐 쓰면 냄새가 줄어듭니다.
- 연근 500g이면 3~4인 가족 기준 반찬통 한 통 정도 나옵니다.
갈변 막고 아린 맛 빼는 손질법
연근은 껍질을 벗기면 금방 색이 변합니다. 이때 바로 식초물에 담그면 갈변도 줄고 특유의 아린 맛도 빠져요. 물 1리터에 식초 1큰술 정도면 충분합니다. 너무 오래 담그면 연근 향이 빠지고 식감도 힘이 없어져서 10분 안팎이 적당했어요.
두께는 0.5cm 정도가 제일 무난합니다. 얇게 썰면 양념은 빨리 배지만 부서지기 쉽고, 두껍게 썰면 오래 졸여야 해서 겉만 짜질 수 있어요. 도시락 반찬으로 쓸 때는 살짝 얇게, 밥반찬으로 오래 두고 먹을 때는 0.5~0.7cm 정도로 썰면 씹는 맛이 좋습니다.
데치는 과정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식초물에 담근 연근은 흐르는 물에 한 번 헹군 뒤 끓는 물에 3~5분 정도 데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전분기가 빠져 양념이 텁텁하지 않고, 졸이는 시간도 줄어들어요. 아삭한 식감을 좋아하면 3분, 조금 더 부드럽게 먹고 싶으면 5분 정도가 좋습니다.
데친 뒤에는 찬물에 오래 담가두지 말고 체에 밭쳐 물기를 빼는 정도로 끝내면 됩니다. 물기가 너무 많으면 양념이 묽어져서 윤기가 늦게 올라오거든요.
연근조림 양념 비율은 짜지 않게 시작해야 합니다
연근조림은 졸이는 음식이라 처음부터 간장을 많이 넣으면 마지막에 너무 짜집니다. 저는 연근 500g 기준으로 진간장 5큰술, 물 1컵, 설탕 1큰술, 맛술 2큰술을 먼저 넣고 시작합니다. 단맛을 좋아하면 올리고당이나 물엿을 나중에 2큰술 정도 추가하면 되고요.
처음부터 물엿을 많이 넣으면 겉만 끈적해지고 속간은 덜 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간장 양념으로 먼저 익히고, 마지막에 단맛과 윤기를 입히는 방식이 실패가 적어요. 이건 멸치볶음이나 우엉조림 할 때도 비슷합니다. 단맛 재료는 뒤에 넣어야 윤기가 살아납니다.
- 기본 비율: 연근 500g, 진간장 5큰술, 물 1컵, 설탕 1큰술, 맛술 2큰술
- 마지막 윤기: 올리고당 또는 물엿 2큰술
- 고소한 맛: 참기름 1작은술, 통깨 약간
- 색을 더 진하게: 간장 1큰술을 추가하되 마지막 간을 보고 넣습니다.
쫀득하고 윤기 나게 졸이는 순서
팬이나 냄비에 데친 연근과 물, 간장, 설탕, 맛술을 넣고 중불에서 끓입니다. 처음 끓어오르면 뚜껑을 덮고 10분 정도 익혀요. 이때 양념이 연근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바로 센 불로 졸이면 겉만 색이 나고 속은 싱거울 수 있어요.
10분 정도 지나 양념이 절반 가까이 줄면 뚜껑을 열고 중약불로 낮춥니다. 이때부터는 가끔 뒤적이면서 졸이면 됩니다. 젓가락으로 세게 휘젓기보다 주걱으로 바닥을 살짝 밀어주는 느낌이 좋아요. 연근 구멍 모양이 살아 있어야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습니다.
양념이 바닥에 자작하게 남았을 때 올리고당이나 물엿을 넣고 2~3분만 더 졸입니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고 불을 끄면 향이 날아가지 않습니다. 통깨는 손으로 살짝 비벼 넣으면 고소한 향이 더 잘 올라와요.
딱딱해졌을 때 살리는 방법
연근조림이 딱딱해졌다면 물을 3~4큰술 정도 추가하고 뚜껑을 덮어 약불에서 5분만 더 익혀보면 꽤 돌아옵니다. 이미 간이 센 상태라면 물만 넣는 게 낫고, 싱겁다면 간장 1작은술을 같이 넣어도 됩니다. 반대로 너무 물컹해졌다면 뚜껑을 열고 센 불에서 짧게 졸여 수분을 날리면 식감이 조금 살아납니다.
보관과 다시 먹을 때 맛 유지하는 법
연근조림은 만든 직후보다 냉장고에서 반나절 지난 뒤가 더 맛있습니다. 간이 안정되고 단맛도 둥글게 느껴져요. 완전히 식힌 뒤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보통 4~5일 정도 먹기 좋습니다. 단, 젓가락에 침이 묻은 상태로 자주 집으면 빨리 상할 수 있으니 덜어 먹는 게 좋습니다.
다시 먹을 때 차갑게 먹어도 괜찮지만, 윤기를 살리고 싶다면 팬에 물 1큰술을 넣고 약불에서 살짝만 데우면 됩니다. 전자레인지에 오래 돌리면 가장자리가 마르기 쉬워서 20~30초씩 짧게 끊어 데우는 편이 낫습니다.
연근조림은 화려한 반찬은 아니지만 밥상에 있으면 은근히 든든합니다. 고기반찬이 없어도 씹는 맛이 있어서 허전함이 덜하고, 도시락에 넣어도 국물이 많지 않아 깔끔해요. 저는 연근이 보이면 한 봉지 사 와서 반은 조림으로 만들고, 남은 반은 얇게 썰어 전처럼 부쳐 먹습니다. 같은 재료라도 손질만 잘해두면 며칠 반찬 걱정이 줄어드는 게 살림하는 입장에서는 제일 반갑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