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출자 하는 방법,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전에 챙길 것

얼마 전 지인이 작은 공방을 법인으로 바꾸려다 현물출자라는 말을 듣고 딱 멈추더라고요. 현금으로 넣는 출자는 감이 오는데, 쓰던 기계나 차량, 부동산을 회사 자본으로 넣는다고 하니 괜히 복잡하게 느껴진 거죠. 사실 현물출자는 잘 쓰면 세금과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가격을 대충 잡으면 뒤에 더 비싸게 돌아오는 방식입니다.
현물출자 뜻부터 가볍게 잡기
현물출자는 돈 대신 재산을 회사에 넣고 그 대가로 주식이나 지분을 받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개인사업자가 쓰던 공장 건물, 기계장치, 업무용 차량, 특허권 같은 자산을 새 법인 명의로 넘기고 그만큼 주식을 받는 식이에요.
집안 살림으로 비유하면 더 쉽습니다. 가족 공동 장부를 새로 만들면서 누군가는 현금을 넣고, 누군가는 이미 갖고 있던 냉장고나 세탁기를 값으로 쳐서 넣는 느낌입니다. 다만 회사는 장부와 등기, 세금이 따라오니 말로만 값 매기고 끝낼 수 없습니다.
- 돈이 부족하지만 사업용 자산은 이미 있는 경우
- 개인사업자를 법인으로 바꾸려는 경우
- 동업자가 각자 다른 자산을 넣고 지분을 나누려는 경우
- 부동산 임대업이나 제조업처럼 고정자산 비중이 큰 경우
이럴 때 현물출자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반대로 노무, 신용, 앞으로 벌 돈 같은 것은 보통 깔끔한 현물출자 대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회사가 실제로 받을 수 있고, 값을 매길 수 있고, 명의 이전이나 권리 이전이 가능한 재산인지가 먼저입니다.
진짜 중요한 건 가격입니다
현물출자에서 제일 많이 다투는 부분은 값입니다. 5년 전에 8천만원 주고 산 장비가 지금도 8천만원일 수는 없고, 감가상각이 끝난 장비라도 실제 중고 시세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은 장부가, 공시가격, 감정가, 실제 거래 가능 가격이 서로 다르게 움직입니다.
상법상 주식회사 설립 때 현물출자를 넣으려면 정관에 누가 어떤 재산을, 수량과 가격은 얼마로, 그 대가로 어떤 주식을 몇 주 받을지 적어야 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되는 상법 기준도 이 부분을 꽤 엄격하게 봅니다. 회사 자본을 부풀려 적으면 다른 주주와 채권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서예요.
2026년 9월 기준으로도 소액 현물출자는 절차가 가벼워지는 길이 있습니다. 현물출자와 재산인수 재산총액이 자본금의 5분의 1을 넘지 않고 5천만원도 넘지 않는 경우에는 검사인 조사 대상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규모가 크거나 부동산처럼 금액 차이가 큰 자산이면 감정평가, 회계 검토, 법원 보고 절차까지 염두에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개인사업자 법인전환이라면 세금 조건을 먼저 보기
개인사업자가 법인으로 바꾸면서 사업용 고정자산을 현물출자하면 양도소득세 이월과세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월과세는 세금이 사라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개인에게 바로 과세하지 않고, 나중에 법인이 그 자산을 처분할 때 법인세 쪽으로 넘겨 계산하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와 국세청 안내를 같이 보면 조건이 꽤 분명합니다. 새 법인이 소비성서비스업이 아니어야 하고, 법인전환으로 사라지는 개인사업장의 순자산가액 이상을 출자해 법인을 세워야 합니다. 순자산가액은 시가로 평가한 자산 합계에서 충당금을 포함한 부채를 뺀 금액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사업장 건물 시가가 6억원, 담보대출이 2억원, 기계장치 시가가 3천만원이라면 단순 계산으로 순자산은 4억3천만원입니다. 이월과세를 생각한다면 새 법인 자본금과 취득 주식 가액을 이 수준에 맞춰 봐야 합니다. 괜히 자본금을 1억원으로만 잡았다가 요건을 놓치면 아낀 비용보다 놓친 세금 혜택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진행 순서는 이렇게 잡으면 덜 헷갈립니다
제가 옆에서 챙긴다면 순서를 먼저 종이에 적습니다. 현물출자는 세무사만 볼 일도 아니고 법무사만 볼 일도 아닙니다. 세금, 정관, 등기, 감정이 같이 움직입니다.
- 첫째, 넣을 자산 목록을 만듭니다. 부동산, 차량, 기계, 비품, 특허권처럼 항목별로 나눕니다.
- 둘째, 각 자산의 장부가와 현재 시가를 따로 적습니다. 취득가, 감가상각 누계, 대출, 담보 설정도 같이 봅니다.
- 셋째, 현금출자와 현물출자 중 어느 쪽이 비용이 적은지 비교합니다. 감정평가 수수료, 취득세, 등기비용, 법무사 비용까지 넣어야 실제 계산이 됩니다.
- 넷째, 정관 기재와 주식 배정을 맞춥니다. 출자자 이름, 재산 종류, 수량, 가격, 받을 주식 수가 엇갈리면 등기 단계에서 막힐 수 있습니다.
- 다섯째, 세금 신청 기한을 달력에 표시합니다. 이월과세를 받으려면 해당 과세연도 신고 때 새 법인과 함께 신청서를 내야 합니다.
사업 양도·양수 방식과 비교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사업 양도·양수는 법인 설립일부터 3개월 이내에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넘겨야 하는 조건이 붙습니다. 현물출자가 늘 답은 아니니, 자산이 많은 사업장일수록 두 방식을 나란히 계산해 보는 게 좋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주의점
이월과세를 받았다고 끝난 게 아닙니다. 현물출자나 사업 양도·양수로 세운 법인이 설립등기일부터 5년 안에 승계받은 사업을 폐지하거나, 출자자가 법인전환으로 받은 주식 또는 지분의 50% 이상을 처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사유가 생긴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안에 이월된 세액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가족 간 지분입니다. 배우자나 자녀 이름을 함께 넣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 돈이나 재산을 누가 냈는지와 지분이 다르면 증여세 이슈가 붙을 수 있습니다. 생활비 통장 섞이듯 편하게 처리했다가 회사 장부에서는 설명이 안 되는 일이 생깁니다.
제가 보기엔 현물출자는 아끼려고 쓰는 제도라기보다, 이미 가진 사업용 재산을 법인 구조에 맞게 옮기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금액이 작고 자산이 단순하면 절차가 생각보다 담백하지만, 부동산이나 고가 장비가 끼면 초반에 계산을 촘촘히 하는 사람이 결국 돈과 시간을 덜 씁니다. 살림도 큰 물건 들일 때 치수 먼저 재듯이, 현물출자도 자산값과 세금 기한부터 재고 움직이는 게 마음 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