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파 심는시기 놓치지 않으려면 이렇게 심으세요

얼마 전 베란다 화분을 비우다가 작년에 심어둔 양대파 뿌리가 아직도 살아 있는 걸 봤어요. 대파보다 굵고 향은 조금 순해서 국물 요리나 볶음밥에 넣기 좋더라고요. 그런데 양대파는 심는시기를 조금만 놓쳐도 잎이 질겨지거나 뿌리 활착이 늦어져서 처음 키우는 분들이 은근히 헷갈려 합니다.
저는 몇 해 동안 텃밭과 큰 화분에 번갈아 심어봤는데, 양대파는 ‘언제 심느냐’가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씨앗으로 시작할지, 모종으로 심을지에 따라 시기도 달라지고요. 특히 봄과 가을 중 어느 쪽을 고르느냐에 따라 관리 난이도가 꽤 차이 납니다.
양대파 심는시기는 봄과 가을이 기본이에요
양대파는 서늘한 기온에서 뿌리를 잘 내리는 편입니다. 그래서 보통 봄 심기와 가을 심기로 나눠 잡으면 편해요. 중부지방 기준으로 봄에는 3월 하순부터 4월 중순, 가을에는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 사이가 무난합니다.
남부지방은 기온이 조금 빨리 오르니 봄에는 3월 중순부터 시작해도 괜찮고, 가을에는 9월 하순까지도 가능합니다. 반대로 강원 산간이나 추운 지역은 봄 심기를 4월 중순쯤으로 늦추는 게 안전해요. 흙 온도가 너무 낮으면 뿌리가 움직이지 않아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한참 동안 자라지 않습니다.
- 중부지방 봄 심기: 3월 하순~4월 중순
- 남부지방 봄 심기: 3월 중순~4월 초
- 중부지방 가을 심기: 8월 하순~9월 중순
- 남부지방 가을 심기: 9월 초~9월 하순
개인적으로는 처음 키운다면 가을 심기가 더 편했습니다. 봄에는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면서 물 관리가 바빠지고, 벌레도 빨리 붙거든요. 가을은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서 잎이 단단하게 자라고 향도 좋아집니다.
씨앗과 모종, 심는시기가 달라요
양대파를 씨앗으로 키울 때는 본밭에 바로 심기보다 먼저 육묘를 하는 쪽이 안정적입니다. 씨앗은 봄 재배라면 2월 말부터 3월 초에 트레이나 작은 화분에 뿌리고, 모종이 어느 정도 굵어졌을 때 옮겨 심는 식이 좋아요. 가을 재배라면 7월 말부터 8월 초에 씨를 뿌려 8월 말 이후 옮겨 심으면 됩니다.
모종으로 심는다면 훨씬 간단합니다. 뿌리가 마르지 않은 모종을 골라 바로 심으면 되니까요. 다만 너무 가느다란 모종은 활착이 늦고, 너무 웃자란 모종은 심은 뒤 쓰러지기 쉽습니다. 줄기 굵기가 연필심보다 조금 굵고 잎색이 진한 초록인 모종이 가장 무난했어요.
씨앗으로 키울 때 기준
- 봄 재배 씨뿌림: 2월 말~3월 초
- 봄 재배 옮겨심기: 4월 전후
- 가을 재배 씨뿌림: 7월 말~8월 초
- 가을 재배 옮겨심기: 8월 하순~9월 중순
모종으로 심을 때 기준
- 봄 모종 심기: 늦서리 지난 뒤
- 가을 모종 심기: 한낮 더위가 한풀 꺾인 뒤
- 심는 간격: 포기 사이 10~15cm
- 줄 간격: 20~25cm 정도
화분에 심는다면 깊이가 중요합니다. 양대파는 잎만 먹는 작물처럼 보여도 뿌리가 꽤 내려가요. 최소 25cm 이상 깊이의 화분이 편하고, 물빠짐 구멍이 막혀 있으면 뿌리가 쉽게 상합니다.
심기 전 흙 준비가 수확량을 좌우합니다
양대파는 거름을 좋아하지만, 갓 넣은 생거름에는 약합니다. 심기 1~2주 전에 퇴비를 섞어 흙을 미리 만들어두면 냄새도 빠지고 뿌리도 덜 상해요. 텃밭 기준으로는 1제곱미터에 완숙퇴비 2kg 안팎이면 충분합니다. 화분은 배양토에 퇴비를 너무 많이 섞지 않는 게 좋고요.
흙은 물빠짐이 좋으면서도 적당히 촉촉해야 합니다. 모래기 많은 흙은 물이 너무 빨리 빠져서 잎끝이 마르고, 점토질 흙은 비 온 뒤 뿌리가 답답해집니다. 저는 배양토에 마사토를 20% 정도 섞었을 때 관리가 제일 쉬웠습니다.
심을 때는 뿌리가 접히지 않게 세워 넣고, 흙은 흰 줄기 부분이 살짝 덮일 정도로만 올립니다. 너무 깊이 묻으면 새잎이 올라오는 속도가 느려지고, 너무 얕게 심으면 바람에 흔들려 뿌리가 자리 잡기 어렵습니다.
심은 뒤 2주 관리가 제일 중요해요
양대파는 심고 나서 바로 크게 자라지 않습니다. 처음 10~14일은 뿌리를 붙이는 기간이라 잎이 조금 처져 보여도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어요. 대신 흙이 바짝 마르지 않게 봐줘야 합니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찔러봤을 때 속흙이 말라 있으면 물을 주면 됩니다.
봄에는 아침에 물 주는 게 좋고, 가을에는 해가 짧아지니 오후 늦게 물을 많이 주는 건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밤새 축축하면 뿌리 쪽이 무르기 쉽거든요. 특히 화분 재배는 받침에 고인 물을 그대로 두면 뿌리가 상할 수 있습니다.
- 심은 직후에는 물을 흠뻑 주기
- 활착 전까지 강한 바람 피하기
- 잎끝이 마르면 물 부족이나 뿌리 손상 확인
- 잎이 누렇게 변하면 과습도 의심
비료는 심자마자 많이 주지 않는 게 낫습니다. 뿌리가 자리 잡은 뒤 2~3주 지나서 웃거름을 조금씩 주면 충분해요. 텃밭은 포기 사이에 살짝 뿌리고 흙을 덮어주면 되고, 화분은 액체비료를 묽게 타서 주는 방식이 편했습니다.
수확은 한 번에 뽑지 않아도 됩니다
양대파는 어느 정도 자라면 필요한 만큼 잎을 잘라 먹을 수 있습니다. 봄에 심은 것은 초여름부터 조금씩 수확할 수 있고, 가을에 심은 것은 늦가을부터 겨울 전까지 먹기 좋아요. 지역에 따라 월동도 가능하지만, 추운 곳에서는 볏짚이나 낙엽으로 덮어주는 게 안전합니다.
저는 국 끓일 때 겉잎만 2~3장씩 잘라 쓰는 편인데, 이렇게 하면 오래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자주 자르면 포기가 약해지니 한 번 자른 뒤에는 며칠 쉬게 두는 게 좋아요. 흰 줄기까지 굵게 키우고 싶다면 북주기를 해주면 됩니다. 줄기 주변에 흙을 조금씩 올려주면 흰 부분이 길어집니다.
양대파심는시기는 달력 날짜만 보고 정하기보다, 내 지역의 기온과 흙 상태를 같이 보는 게 정확합니다. 봄에는 늦서리만 피하고, 가을에는 한낮 더위가 꺾인 뒤를 잡으면 실패가 확 줄어요. 작은 화분 하나에 몇 포기만 심어도 라면, 계란찜, 볶음밥에 바로 잘라 넣을 수 있어서 살림하는 입장에서는 꽤 든든한 작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