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콩 아이스크림 집에서 고소하게 만드는 방법

얼마 전 냉동실을 비우다가 삶아 둔 검은콩 한 통을 발견했는데, 그냥 반찬으로 먹기엔 양이 애매하더라고요. 여름 간식은 자꾸 사 먹게 되니 지출도 은근히 커지고요. 그래서 우유와 꿀을 넣고 갈아 검은콩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고소하고 속도 편했습니다.
검은콩은 밥에 넣어 먹거나 콩자반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차갑게 얼리면 고소한 맛이 더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시판 아이스크림처럼 아주 부드러운 질감은 아니어도, 집에서 만든 간식답게 단맛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꽤 마음에 들었어요.
검은콩 아이스크림 재료 준비하는 방법
2~3인분 기준으로 준비하면 한 번 먹기 딱 좋습니다. 너무 많이 만들면 냉동실 냄새가 배기 쉬워서 저는 작은 통 하나 분량만 만듭니다.
- 삶은 검은콩 1컵, 약 150g
- 우유 200ml
- 생크림 100ml 또는 플레인 요거트 100g
- 꿀 2큰술 또는 올리고당 2큰술
- 소금 아주 약간
- 검은깨 1작은술, 선택
검은콩은 미리 불려 삶아도 되고, 시판 삶은 검은콩을 써도 됩니다. 직접 삶을 때는 6시간 이상 불린 뒤 약한 불에서 35~45분 정도 익히면 됩니다. 손으로 눌렀을 때 부드럽게 으깨지는 정도가 좋아요. 덜 익은 콩은 갈아도 입자가 거칠고, 얼렸을 때 텁텁하게 느껴집니다.
생크림을 넣으면 확실히 아이스크림 같은 맛이 납니다. 다만 집에 생크림이 없거나 조금 가볍게 먹고 싶다면 플레인 요거트로 바꿔도 괜찮습니다. 요거트를 넣으면 산뜻한 맛이 생기고, 생크림을 넣으면 고소하고 묵직한 맛이 납니다.
부드럽게 만드는 순서
믹서기에 삶은 검은콩, 우유, 생크림, 꿀, 소금을 넣고 곱게 갈아줍니다. 여기서 소금은 짠맛을 내려고 넣는 게 아니라 단맛과 고소함을 살리는 역할을 합니다. 정말 손끝으로 집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처음부터 우유를 전부 넣기보다 150ml 정도만 넣고 먼저 갈아보는 게 좋습니다. 콩 상태에 따라 되직함이 다르거든요. 너무 되면 믹서기가 헛돌고, 너무 묽으면 얼렸을 때 얼음 알갱이가 많이 생깁니다. 마시는 요거트보다 조금 되직한 정도가 가장 무난했습니다.
갈아낸 뒤 체에 한 번 내리면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솔직히 이 과정은 귀찮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먹거나 손님 간식으로 낼 거라면 체에 내리는 쪽이 낫습니다. 콩껍질이 남으면 맛은 괜찮아도 식감이 거칠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밀폐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넣고 1시간 뒤 한 번 꺼내 숟가락으로 저어줍니다. 이후 1시간 간격으로 2번 정도 더 저어주면 덩어리지는 느낌이 줄어듭니다. 아이스크림 기계가 없어도 이 정도만 해주면 집에서 먹기엔 충분히 괜찮은 질감이 나옵니다.
맛을 살리는 작은 차이
검은콩 아이스크림은 단맛을 너무 많이 넣으면 콩의 고소함이 묻힙니다. 처음 만들 때 꿀 2큰술을 넣고, 얼리기 전 맛을 봤을 때 살짝 달다 싶은 정도가 적당합니다. 얼리면 단맛이 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검은깨를 조금 넣으면 향이 더 진해집니다. 다만 많이 넣으면 뒷맛이 씁쓸해질 수 있어서 1작은술 정도가 적당했습니다. 콩가루가 있다면 먹기 직전에 살짝 뿌려도 좋고요. 인절미 느낌이 나서 어른들 입맛에도 잘 맞습니다.
단맛을 줄이고 싶은 분은 꿀을 1큰술만 넣고 바나나 반 개를 함께 갈아도 됩니다. 바나나 향이 조금 나긴 하지만 설탕 없이도 부드럽고 달큰해집니다. 대신 오래 보관하면 색이 살짝 어두워질 수 있으니 2~3일 안에 먹는 편이 낫습니다.
보관과 먹기 좋은 타이밍
집에서 만든 검은콩 아이스크림은 냉동실에 오래 둘수록 단단해집니다. 바로 꺼내면 숟가락이 잘 안 들어갈 수 있으니 먹기 7~10분 전에 실온에 두면 좋습니다. 너무 오래 두면 가장자리부터 물이 생겨 식감이 떨어집니다.
보관 기간은 1주일 안쪽을 권합니다.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고, 콩과 유제품이 들어가다 보니 냉동 보관을 해도 맛이 빨리 변합니다. 냉동실 냄새가 강한 집이라면 용기 위에 랩을 한 겹 밀착해서 덮고 뚜껑을 닫으면 냄새 배임이 줄어듭니다.
한 번 먹을 양씩 작은 용기에 나눠 얼리면 훨씬 편합니다. 큰 통에 얼렸다가 여러 번 녹이고 다시 얼리면 표면에 얼음 결정이 생기고 맛도 떨어집니다. 저는 종이컵보다 조금 큰 미니 용기에 나눠 담아두니 간식 조절도 쉬웠습니다.
사 먹는 것과 비교해 본 느낌
시판 아이스크림은 부드럽고 달콤해서 확실히 만족감이 빠릅니다. 대신 한 컵씩 자주 먹다 보면 당류와 가격이 부담됩니다. 집에서 만든 검은콩 아이스크림은 화려한 맛은 아니지만, 콩의 고소함이 분명하고 먹고 난 뒤 입안이 덜 텁텁했습니다.
비용도 꽤 괜찮습니다. 삶은 검은콩 150g, 우유 200ml, 생크림 100ml 정도면 대략 2~3인분이 나오는데,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하면 체감 비용이 많이 낮아집니다. 검은콩을 밥에 넣으려고 삶아둔 날 조금 덜어 만들면 따로 장을 보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아주 매끈한 젤라토 같은 질감을 기대하면 아쉬울 수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기계 없이 만들면 어느 정도 얼음 결정은 생깁니다. 그래도 중간에 몇 번 저어주고, 먹기 전에 잠깐 두었다가 떠먹으면 그 단점이 꽤 줄어듭니다.
저는 이 간식을 냉동실 비우기용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검은콩 삶는 날 일부러 조금 남겨둡니다. 달게 먹는 간식이 부담스러운 날에도 한두 스쿱 정도는 편하게 먹을 수 있고, 고소한 맛이 은근히 오래 남아서 커피보다 보리차랑 더 잘 어울렸습니다.
